화가 난 부모는 자기도 모르게 다음과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게 된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겠니? 이제 그 정도는 알 때가 됐잖아? 또 다시 이런 짓을 저지르면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자녀에게 좋은행동에 대해 이성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건전한 이유가 상당히 많겠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녀의 행동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는 단지 아동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른들 중에는 성행위를 통해 질병이 옮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흡연을 하는 사람, 습관적으로 과식을 하는 사람, 도벽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해롭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와 같은 일탈 행위를 지속해나간다. 아이들이라고 다르겠는가. 아동과 성인 모두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서, 그 잘못된 행동을 자동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줄 것이다. '인종차별하지 마라!',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돈을 아껴 써라!', '안 그러면 후회한다!' 하루 종일 이런 말을 들려주면 자녀들도 부모 말이 옳다는 것은 알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행동 자체가 의미심장하게 변화하지는 않는다.

물론 설명이 양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설명은 지능을 구축하고 합리적 추론의 힘을 개발하고 옳고 그른 것의 차이를 가르쳐주는 놀라운 방식이다. 그러나 설명은 이해력을 향상시키기는 하지만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적인 도구로서의 역할은 미미하다. 예를 들어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은 옳지 않다’와 같은 일반적인 원칙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려면 추상적인 설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빼앗는 대신 다른 행동을 선택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좋은행동을 강화시켜야 한다.

어른들은 보통 자기 자신의 문제에 관해서는 이해하고 있는 바와 행동 사이의 연관 고리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감자튀김을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아. 트랜스지방이 몸에 나쁘니까. 하지만 그래도 먹을 거야.) 그러나 자녀의 문제에 이르면 인정하지 않는다. 말을 통한 지시가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재 역할들 가운데 가장 미약한 방식에 속한다는 것이 이미 판가름 났는데도 계속해서 고집스럽게 설명에 설명을 거듭한다. 설명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결과도 낳지 않는 선행에 불과하다. 선행은 행동을 위한 배경을 만드는 것으로 행동이 일어나도록 촉구하는 것이고 결과는 보상, 칭찬, 체벌과 같이 행동 뒤에 발생하는 것으로 아이가 그 행동을 또 다시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즉, 결과가 없는 선행은 행동의 변화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다.

행동이 끝난 후에 그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설명해주는 것은 비교적 약한 방식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동기가 특별한 사람이나 능력을 갖춘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때에는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경쟁심이 충만한 아이스 스케이트 선수에게 팔의 자세가 잘못되어 점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준다면 즉시 행동을 바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지엽적이고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고 대부분 사람들은 행동 후에 찾아오는 반응을 통해 뭔가를 이해했다고 해서 즉시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연구결과에 의해 입증된 보다 효과적인 설명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바람직한 행동에 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익한 방법을 가르쳐주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그 행동을 보상하고 강화시키기 위해 바람직한 행동을 실천할 기회를 만드는 방법도 제시할 것이다. 설명과 행동의 실천을 나란히 짝짓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앞으로 배워나갈 핵심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