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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5-23 12:00
공부에 대한 극성... 그리고 아동의 괴로움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75  
공부에 대한 극성... 그리고 아동의 괴로움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학업성적이 가지고 있는 장래의 삶과 관련된 엄청난 잠재변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에 다닐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꼭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지만 좋은 학업 성적과 사회적 성취간에는 불가분의 흡인력 혹은 인과관계가 마력과 같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것 때문에 극성을 부리는 부모들의 태도나 공부 때문에 온갖 수모를 다 겪으면서 공부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학생들의 성적에 대한 집착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학생이 공부를 잘못해서 일정한 수준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학생은 기를 펴지 못하고 부모는 동네가 부끄러워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하는 이상야릇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향만 보아도 학업성적이 가지고 있는 위력을 알 수 있다. 학생과 부모의 이러한 태도상의 문제는 아마도 성적에 국한된 낮은 자긍심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그토록 심한 수치심을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학생이 공부를 잘못하면 이는 곧 그 학생의 인성에 문제가 있음을 주변에 알리는 결과일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부모의 불성실한 양육방법에 대한 자녀의 사회적 폭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마도 학생이 부끄러워 하면서도 의기양양해 하며 야단치는 부모에게 응수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공부를 잘못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수치심은 불신과 나태로 포장된 그들의 낮은 자긍심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심리적인 상항을 강화하여 보다 더한 상처를 자신들에게 입힘으로써 죄의식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부모들의 욕구가 자식을 간섭하고 비방하고 불신하는 등의 학대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녀로 하여금 공부를 잘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명희는 공부를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공부를 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공부만 하려 하면 졸음이 심하게 오거나 잡념이 두통을 앓게 하거나 5분전에 다녀온 화장실에 또 가게하거나 물을 마시고 싶은 갈증 때문에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 공부를 하려 했지만 10분을 조용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책을 던지기도 하고 발을 구르기도하며 짜증을 내보았지만 하고자 하는 공부가 제대로 되질 않았다.

이러한 명희의 사정을 알 까닭이 없는 부모는 부모대로 애가 타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식으로 야단을 치고 욕을 하고 육체적인 학대를 예사로 했다. 그러나 명희의 면학 태도에는 하등의 변화가 없었다.

하고 싶은 공부는 마음대로 되지 않고 부모는 부모대로 불같은 성화만을 부리는 대상분열 환경 속의 명희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어느 때부터인지 책상 앞에 앉기만 하면 마구 눈물이 쏟아졌다.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새벽 1시, 때로는 2시가 될 때까지 명희는 책상 앞에 홀로 앉아 눈물속의 세월을 보내며 좌절과 고독 그리고 불안에 치를 떨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닥치는 대로 먹어댔다. 전멸감의 증가와 원시적 자기도취감의 상실에서 기인한 욕구불만이 만들어낸 폭식증후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점점 기력은 쇄잔해지고 몸은 불어나고 세상을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정말 없어진 듯 했다.

이러한 명희의 모습을 보다 못한 부모가 끝내는 필자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첫 면담을 하던 날 필자 앞에 앉은 명희는 한 마디의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러한 명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모는 서로 번갈아가며 명희의 흉을 보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 후 상담이 계속되고 필자에 의해 명희의 자긍심이 조금씩 향상되면서 면학을 위한 에너지의 할애가 가능해졌다. 그 동안에도 명희의 부모는 옛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딸의 잘못을 지적하고 미워하는 내용의 말을 많이 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가 명희의 의욕을 상실하게 했던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부모의 허황된 욕망이 그렇게 상담을 방해했다. 그러나 제법 자신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된 명희는 상담의 횟수만큼 정체성을 구축하고 성적을 올리며 주변의 인정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학생이 되어갔다.

그렇게 바보스러웠던 명희가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부모의 이해와 수용 그리고 자식에 대한 센스있는 배려를 위한 창출의 세월이 필요했다. 그런대로 부모의 끈질긴 인내가 있어 그 노력에 한 몫을 한 결과가 명희의 성격에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일익을 했다. 통한의 시간들이 쌓이고 쌓인 그 많은 상담시간의 인고 덕분에 지금의 명희는 나름대로 자긍심의 기치를 펄럭이며 명문대학 진학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