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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1 18:25
핀란드의 유치원교육- 그들은 초등입학전까지 글을 가르치지않는다! 왜????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334  

핀란드의 유치원교육 - 잘 놀아야 공부도 잘한다
▶방송사 : EBS    ▶방영일 : 2010년 4월 12일


학창시절에 우리의 학교에 대한 회의 때문에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결국엔 무사히 학교를 마칠 수 있었지만, 공교육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서 세계의 여러 대안 학교나 다른 나라의 교육제도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핀란드 교육입니다. 핀란드 교육을 처음 접한 것은 2008년 한 다큐 프로를 통해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곳엔 교육 이론서에 나오는 모든 것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건 책이니까 이렇지 과연 이게 학교에서 실제로 실현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이상적인 교육'이 핀란드 교실에선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일상처럼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핀란드 교육에 대한 여러 책들을 찾아 읽었지만, 텍스트가 갖는 한계 때문인지 핀란드 교육 현장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바람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4회에 걸쳐 방송되는 이번 핀란드 편은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유럽의 변방 핀란드 교육에 모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 PISA에서 핀란드가 높은 학력 수준을 보이면서부터였을 겁니다.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s Assessment)는 OECD가 2000년부터 3년마다 각국의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업 성취도를 비교하는 테스트입니다. 핀란드는 지금까지 실시된 3번의 PISA에서 한 번도 종합 1위 자리를 다른 나라에 내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실시된 PISA 2006에서 핀란드의 학생들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보다 1년여를 앞서는 월등한 성적을 거두어 주목을 받았는데, 핀란드와 함께 우수한 성적을 거둔 또 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입니다.


PISA 2006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핀란드와 한국

PISA 2006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핀란드와 한국


핀란드와 한국의 교육은 학업성취도라는 결과의 측면에서만 보면 언뜻 닮은 것 같지만, 결과에 다다르기 위해 거친 과정은 상이합니다. PISA에서 학업성취도 외에 눈여겨봐야 할 또 하나의 수치로 학습효율화지수를 들 수 있습니다. 학습효율화지수는 학습 결과를 얻기 위해 들인 시간에 대한 척도로서 이 점수가 높을 수록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핀란드가 학업성취도뿐만 아니라 학습효율화지수에서도 1위를 기록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학업성취도는 핀란드에 이은 2위이지만 학습효율화지수는 OECD 30개국 중 24위에 그쳤습니다. 공부에 보내는 시간은 많지만 학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 시간의 1/3만을 학습에 소요하고도, 우리보다 높은 성적을 올리는 핀란드, 핀란드 교육의 성공 비결을 <<세계의 교육현장>> 핀란드 첫 번째 편 <잘 놀아야 공부도 잘한다>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의 놀이 교육

핀란드의 놀이 교육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핀란드 유아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놀이'입니다. 핀란드에서 아이들은 계절에 상관 없이 실외 온도가 영하 15도 이하가 되기 전까지는 실외에서 하루 3~4시간 동안 놀이를 하면서 지냅니다. 핀란드 아이들에게 놀이는 단순한 유희 활동을 넘어서 집중력, 인내심, 건강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교육 활동처럼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고, 이 안에서 사회성, 소통과 합의,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할 때는 교사나 어른들이 일일이 지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이에게 놀이는 곧 사고과정이며 문제해결과정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핀란드의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놀이가 아이에게 성공의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부모들이 가장 쉽게 놓치고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어른들이 아이들의 '느린' 놀이를 참지 못하고 옆에서 과도한 도움을 주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는 셈이 되지 않을까요? 


언어 선행교육을 시키지 않는 핀란드의 학부모들

언어 선행교육을 시키지 않는 핀란드의 학부모들


또한 핀란드에선 아이에게 언어를 조기 교육하지 않습니다. 자국어 글자를 읽고 쓰는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배웁니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한글을 떼는 것도 모자라 알파벳에 영어 회화까지 배우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핀란드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대신 책을 자주 읽어 주면서 언어를 학습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여길 수 있게 합니다. 핀란드에서 유아에게 언어 선행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정작 읽고 쓰는 것을 배울 시기가 되었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비단 언어 교육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의 발달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고, 어떤 것을 배우는 데 있어 최적의 시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것을 무시하고 앞선 단계의 내용을 자꾸 미리 배우게 되면 정작 그것을 배우기 가장 좋은 시기가 왔을 때 아이들은 흥미를 잃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낮은 능률을 보이게 됩니다. 학창 시절의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학원에서 한 학년, 두 학년, 심지어는 학교급을 넘어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정작 학교에서는 수업에 흥미가 없어 딴짓을 하거나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수면 습관을 중시하는 핀란드 부모들

아이의 수면 습관을 중시하는 핀란드 부모들

유치원의 낮잠 시간

유치원의 낮잠 시간

놀이 외에 핀란드의 가정과 유치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면'이라고 합니다. 충분한 수면은 유아의 신체적 발육에도 중요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다음날 피곤하지 않은 상태에서 더 잘 놀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유아기에 바른 수면 습관이 형성된 아이들은 학령기에 이르러서는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학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것입니다. 몇 년 전 신문 기사에서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실시한 한 실험에 대해 본 적이 있는데 미네소타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늦췄더니 아이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성적과 졸업률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심야 학원수업, 아침 자습에 쫓겨 충분히 잘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효율화지수가 낮게 나온 결과에는 아마 수면 부족에 따른 집중력 저하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프리 스쿨 반 아이들

프리 스쿨 반 아이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이들은 만 6세가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핀란드의 아이들은 6세가 되어도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6세 아이들은 프리 스쿨에서 놀이 중심의 취학 전 교육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없는지 살피고, 혹시 있다면 그 아이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핀란드 아이들은 충분한 영유아기를 보내며 기초적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 받고 있었습니다. PISA에서 핀란드의 아이들이 다른 나라보다 1년 앞선 학업성취를 거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랍지만, 그것이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1년 늦게 시작해서 이룬 것이라는 사실에서 핀란드 교육의 우수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 영유아교육의 핵심은 '집중력과 인내심'으로 귀결됩니다. 핀란드 교육이 아이들을 자유롭게 놀게 하고,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며, 수면 습관을 중요시하고, 다른 나라들보다 1년 늦게 형식 교육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길러 주고자 하는 것은 결국 집중력과 인내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핀란드 초등학교에 취학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역시 집중력이라고 합니다.
흔히들 말하길 현대는 평생학습사회라고 합니다. 지식의 양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해졌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식이 새롭게 바뀌는 기간 역시 갈 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16년 간의 배움만으로 학습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생애에 걸쳐 학습이 이어져야 합니다. 평생학습의 출팔점으로서의 영유아교육은 평생학습을 지탱할 집중력과 인내심, 그리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길러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10여 년 간의 고된 '학습 노동'에 지쳐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사회에 발을 딛자마자 책을 멀리하고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우리 현실을 핀란드의 교육 현실과 비교해 보며, 우리 교육이 기르고자 하는 인간상이 과연 이 시대에 적합한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타국의 식민 지배를 겪었던 핀란드의 교육이 처음부터 '유토피아'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핀란드가 오늘날 보이고 있는 교육적 성취는 40년이 넘는 긴 호흡으로 이어져 온 교육개혁의 결과라고 들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입시제도 변화, 교육과정 개선 등 단시간에 결과를 보기 위한 조급한 개혁 정책을 버리고, 우리의 교육 철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긴 여정의 첫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