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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5-11 23:31
나때문에 괜히...아들아 미안 [이경옥님의글]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879  
나때문에 괜히...아들아 미안
며칠간 나를 괴롭혔던 어떤일에 대해 고백할까 합니다.
큰애가 2학기 들어서 계속 지각을 하더군요.
월요일과 토요일은 각각 조회때문에 30분, 나머지는 40분까지인데 항상 5분전이나 10분전에
집을나서는게 너무나 화가 났습니다.
학생이라면 최소한 20분이나 30분전에 가서 수업준비를 해야한다는게 이 어줍쟎은 학부형의
마음자세였으니까요.
월요일 5분전
화요일 3분전
수요일 10분전
매일매일 학교가는 아이를 불러들여놓고서 단호하고 엄한척 가장을 하며 (솟구치는 울화를
가증스럽게도 아닌척 억누르면서) 몇마디 했지요.
" 너 이렇게 지각하려면 아예 학교 가지마. 너가 이렇게 늘적늘적 학교를 가는건지 놀러를
가는건지 ... 이러는거 보면 엄마는 화가나. 들어와. 가지마."
그런데 이 어리버리한 놈이 정말 신을벗고 들어와서 엉거주춤한자세로 훌쩍훌쩍 울기시작하는데
차라리 도망치는 배짱도 없는것이 더 화가 났습니다.
그러기를 며칠, 그날도 아이를 언짢게 보내고 난뒤, 문득 떠오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쯤,
등교길에 항상같이 다니던 친구였지요. 그날도 어김없이 그애집으로 갔는데 그날은 그애가 언니와
엄마에게 심하게 꾸중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애는 울면서 가방을 챙기고 있었고 , 시간이되어 학교로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길중간에서 다시 집으로 가야한다면서 울기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배가 고프다는것.....
나는 다시 그애를 따라 집으로 갔고 그애가 먹던 차갑고 딱딱한밥과 뻘건 김치가 인상깊게 남아
내가 가끔 찬밥과 김치로 점심을 해결할때도 내 밥상위로 포개어 집니다.
그리고 허기져 밥을먹던 그애를 기다리며 가졌던 느낌들은 "늦었다.지각이야."라는것과
"가난하면 슬프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앤 공장다니는 언니와 오빠, 지저분한 남동생, 노인같은 엄마,아빠. 그리고 10년뒤
우연히 만났을때도 좋지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나는 그런 이미지들로 인해 나자신도 시간관념에 그렇게 얽매여 있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과
그애와 우리 아들을 같은 이미지로 보고있지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걸깨닫고서 나에게 이야기했지요.
"그랬구나, 이제 알았어. 걔는걔야. 내가 고유한 나인것처럼 우리애는 우리애일뿐이야.그러엄...
겨울엔 누구든지 조금씩 게을러질수 있어. 너도 그러쟎아..."

금요일저녁, 아들놈이 밥상머리에서 그러더군요.
"엄마, 선생님이 너무일찍 오지말래, 춥다구,30분이나 40분까지 오래.
그러니까 나 혼내킨거 물어내. "
오오..아들아 미안하다. 네덕분에 또 이렇게 성숙했다. 백배로 갚아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