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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05 23:15
주간조선 2012년 6월호 센터 상담사례 소개 기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00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002208100007&ct… [383]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이태형 인턴기자  2012/6/01

사례1

   
   서울에 사는 13살 조모군은 선생님과 동급생들이 꺼리는 문제아다. 말보다는 폭력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고, 소위 ‘일진’들과 어울려 다니며 수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동급생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러서 갈비뼈를 부러뜨렸다. 설상가상으로 절도 행위까지 저질러 보호관찰을 받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조군의 어머니는 충남 천안의 한국부모교육센터(소장 이동순)를 방문하게 됐다. 이 센터는 지금까지 4만여명이 찾아 도움을 청했을 만큼 유명하다.
   
   조군의 어머니는 상담을 통해 뜻밖의 말을 들었다. 아들을 달라지게 해 달라는 기대감으로 찾았으나, 한국부모교육센터 측은 어머니인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해왔다. 즉 남편과의 별거 이후 직장생활로 인해 아들과 대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아이들에게 지시와 잔소리만 했다는 것. 조군은 상담 중에 “별거 후 엄마는 나에게 형으로서의 의무만 과도하게 요구했다. 엄마는 내 얘기를 들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처음에 어머니와 아들은 말만 시작하면 싸웠다. 대화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부모교육센터는 대화 대신 어머니에게 매일 15분 조군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아침 저녁으로 포옹하게 했다. 약 3주가 지나자 조군 어머니는 “내 아이가 조금씩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닫혔던 마음이 신체 접촉을 통해 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6개월 동안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조군은 밖으로 도는 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대들던 일도 눈에 띄게 없어졌다.
   
   
   사례2
   
   대전에 사는 실업계 고교 2학년생 이모군은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고 집에서 부모와 일절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집에서는 온종일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다. 어머니는 아들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고 불안해진다. 컴퓨터를 치워도 보고 혼도 내봤지만 상황은 악화됐다. 그 와중에 어머니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게 됐다. 어머니는 암보다 아들 걱정이 더 컸다. 그래서 한국부모교육센터를 찾아가 본격적으로 자녀 교육에 대해서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 중에 이군의 어머니는 그동안 자식의 교육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이유가 자신이 누리지 못했던 교육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센터는 이군 어머니에게 직접 공부해볼 것을 권유했다. 이군 어머니는 방송통신대에 진학했고 ‘자아 존중감’을 되찾았다. 이후 자식의 교육에 집착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또 서로 역할을 바꾸는 ‘사회심리극’ 연극을 통해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서로의 고충에 대해서 이해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군은 “무조건 노(NO)만 외치던 엄마가 자주 웃는다”며 “나에 대한 신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결국 이군은 목표했던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자녀가 됐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자녀를 변화시키길 원한다면 부모는 스스로의 태도와 행동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부모교육센터 이동순 소장은 “아이에게 잔소리 하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봐야 한다”며 “아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생각해주고 공감하는 것이 자녀교육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는 ‘패드립(패륜 애드리브)’도 욕하는 아이들만 전적으로 탓할 수는 없다. 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된 청소년은 인터넷상에서 익명으로 상대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거나, 소셜 커뮤니티를 통해 부모 욕을 하며 그동안 쌓인 불만을 표출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사춘기 시절 부모에 대한 불만을 가벼운 욕을 통해 해소하지만, 부모와의 공감이 지속적으로 단절되면 일상적으로 부모에게 욕을 하는 습관을 지니게 된다.
   
   과거에도 아이들의 부모에 대한 불만은 늘 있었다. 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풀기도 하고, 개인 비밀일기에 몰래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밀스러운 내면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박사는 “부모에 대한 불평과 욕설은 과거에도 존재했다”며 “아이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로 모일 수가 있었고, 교류를 통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드립’이란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욕설을 통해서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
   
   청소년기는 지극히 가혹하며 교만하고 이해하지 않는다. 이해하기 시작하면 젊음은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권위의 대상인 부모와 가족을 대상으로 욕을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윤모(17)양은 “엄마 아빠와의 관계가 틀어질 때마다 습관적으로 욕을 한다”며 “부모와는 대화가 되지 않아 친구들에게 욕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관심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없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세상을 보고 욕설을 하게 된다는 것. 욕을 하는 청소년을 무조건 탓할 게 아니라 욕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부모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이지영 홍보위원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솔루션을 진행할 경우 1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부모님과 상담을 병행하면 3개월 이내에 심리치료를 마친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수직적 관계를 벗어나 수평적 대화를 통해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 필요가 있다.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항상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부모 입장에서 사랑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을 통해 실현하려 하고, 자식에게 과도한 요구를 한다. 공감대 없이 일방적 훈계를 통해 가르치려고 하니 자식과 부모 사이에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질 리 없다.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95% 이상이 욕설을 한다. 성적이 좋은 모범생과 조용해 보이는 여학생들도 누구나 쉽게 욕설을 뱉는다. 일각에서는 청소년기의 욕은 또래문화의 산물이고 개성의 표현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 욕을 하는 패륜적 애드리브는 위험하다. 상습적 ‘패드립’이 패륜적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부모의 역할과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저명한 심리학자 칼 융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아이에게서 무언가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자신이 바꿔야 하는 일에 해당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